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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 에너지의 역설(새로운 자원전쟁의 시작)

by 편집자R 2022.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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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최근 미국이 중국산 원자재를 쓴 부품 하나 때문에

F35 스텔스 전투기 인수를 일시 중단했다는 기사를 보고 작성한 글이다.

기사의 제목과 내용만 본다면 뜬금없어 보이는 내용이 많아 그 속 이야기를 정리해 보았다.

우리나라 언론에서 조차 그 속 내용을 이해하지는 못한 채

중국에서 보도하는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는걸 보고 보다 객관적인 내용을 여기에 옮겨보고자 한다.

이 글의 시작이 된 기사

현재 미국은 중국산 희토류 사용 비중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희토류란?

광물속에 있으나 환경오염 문제 등으로 생산이 어렵지만 소량으로도 소재의 기능을 향상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고 타 원소로 대체하기도 어려운 희귀한 17종의 금속원소를 뜻하는 말로 영어로는 (Rare Earth Elements, REE)라고 지칭한다.

먼저 2007년으로 돌아가보자.

2007년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들고 나온 아이폰에서 17종의 희토류 중 9종의 희토류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2007년 초 아이폰 출시

아이폰의 액정유리에는 희토류 인듐이 들어갔고, 스크린의 적색과 녹색은 유로퓸이나 테르븀 분말을 이용해 만들었다.

탄탈럼은 아이폰 안의 전력을 조절하는데 쓰이며, 리튬은 전력을 저장하였다.

세륨은 화면 유리에 반질거리는 광택을 내주었고, 카메라 렌즈 그리고 휴대폰의 진동센서, 스피커의 영구자석에도 희토류가 들어갔다.

 

스티브 잡스는 전화기인 휴대폰을 스마트폰으로 재창조한 아이폰을 통해 희토류의 시대를 열었다.

희토류는 위의 아이폰에서의 예시로 볼 때처럼 첨가물로 사용하여 음식으로 치면 다시다나 미원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조금만 사용하여도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듯 희토류는 우리가 구입하는 상품을 더욱 작고 빠르고 힘 있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 희토류 중에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네오디뮴으로 

네오디뮴을 넣어 자석을 만들면 자력이 10배 이상 강해 지므로 그만큼 자석을 작게 만들 수 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에 원했던 날씬한 모니터도 갈륨이나 인듐 등의 희토류가 들어가면서 얇게 만들 수 있었다.

 

이런 첨가제 역할은 첨단무기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F-35 스텔스기 생산에는 한대에 417kg의 희토류가 필요한데 미국 정부는 F-35 생산에 들어간 희토류가 중국산인 것을 문제 삼는 것이다.

중국의 덩샤오핑은 

'중동에 기름이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

라고 말하며 희토류 광맥을 본격 개발하기 시작했다.

 

희토류가 많은 곳을 발견했더라도 희토류 개발에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했다.

  • 넓은 땅
  • 저렴한 인건비의 노동자
  • 환경오염이나 노동자의 보호에 무신경한 정부

이 세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곳이 필요했다.

왜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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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는 채굴 및 가공과정에서 엄청난 환경오염과 노동자의 건강상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환경이나 노동자의 복지나 위험 보상 등을 신경 쓸 경우 채산성이 맞지 않는 산업이기에 그렇다.

 

이러한 삼대 조건에 중국은 최적의 장소였고, 이렇게 개발한 희토류를 중국 정부는 국제 시세에 반값에 수출하기 시작한다. 

가격경쟁에서 밀린 독일과 프랑스, 미국의 희토류 생산기업들이 하나씩 문을 닫기 시작했다.

2000년대에 접어들어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곳에서는 희토류 생산이 완전히 사라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희토류가 중국에서만 생산되는 것은 아니다.

브라질이나 콩고, 호주에서도 희토류를 생산하지만 호주의 경우에는

희토류의 채굴만 하고 희토류의 제련은 말레이시아에서 하고 있다.

 호주에서 광석을 채굴해 4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말레이시아에 가져가서 제련을 해도

호주에서 하는 것보다 문제가 적고 싸게 먹힌다는 계산으로 그렇게 생산을 하는 것이다.

물론, 말레이시아는 제련 과정에서 나오는 환경오염 등으로 근로자와 주변 주민들이 피해를 입어야만 한다.

 

 

이렇게 생산되는 희토류는 집중이 중요한 문제다. 

전 세계 니오븀의 90%는 CBMM이 소유한 브라질 아라샤에서 나오고 있고, 안티몬의 대부분은 중국 후난성에서 나오고 있다.

브라질 아라샤에서만 가지고도 세계가 200년간 쓸만한 니오븀 매장량을 가지고 있는데,

노천광산이라 채굴이 쉬워 다른 광산을 개발해서 경쟁할 만한 상황이 안 되는 상황이다.

브라질 아라샤 광산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은 노천에 니오븀이 깔려있는 것 외에도 땅이 푸석푸석해서 흙을 퍼기가 쉬운 것이 장점이다.

암석을 폭파해서 잘게 쪼개는 과정들이 불필요하고, 그냥 흙을 포클레인으로 퍼내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 제련소로 보내면 되는 것이다.

브라질에서 나오는 니오븀은 철을 강하게 만들어 주는 특성이 있다.

철을 만드는 용광로에 톤당 40g 정도의 니오븀만 넣으면, 용광로에서 나오는 철 전체의 강도가 4배 정도 상승한다고 한다.

프랑스의 에펠탑을 예로 들면 만들 때 7천 톤의 강철을 사용했는데,

니오븀을 80kg만 섞으면 2천 톤의 강철만으로 에펠탑을 올릴만한 강도가 나오는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중국은 브라질 같은 푸석한 토양의 특성을 갖지는 못했다.

희토류가 들어있는 암석을 화약으로 폭발시켜 조각낸 다음 염산과 같은 여러 종류의 강한 산에 암석을 걸쭉하게 녹여

암석이 녹은 걸쭉한 액체는 칵테일 잔속의 종류가 다른 술들이 층이 나누어지듯 성분별로 속에서 다른 높이로 나누어진다.

 층이 나뉘어 침전된 것들을 600회 이상 반복해 분리하면 마지막에 희토류와 산 혼합액만 남게 되는데

여기서 산을 증발시키면 희토류가 남게 되는 원리이다.

 

암석을 녹이기 위해 황산, 염산 등을 많이 사용하고, 이것을 증발시키는 과정에서 나오는 독가스, 아주 미세하게 들어있는 희토류를 얻기 위해 엄청난 암석 조각들이 필요한 것이 희토류 생산 과정이다.

중국의 희토류 생산은 이보다 훨씬 더 노동집약적이고 환경오염이 심한 방식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디스프로슘 채굴과정

일례로 풍력발전기나 전기자동차의 자석에 들어가는 디스프로슘을 생산하는 중국의 장시성에서는 디스프로슘 채굴 과정이 이렇게 진행된다.

디스프로슘이 함유되어 있는 언덕 중턱에 3미터 깊이의 구덩이를 파고, 황산암모늄 용액을 구덩이에 그냥 쏟아붓는다.

이 언덕의 지질은 잘 부스러지는 모래 점토로 되어 있어 산성 용액은 진흙을 녹이며 곤죽 상태가 된다.

채광 인부는 황산암모늄에 녹아 갈색 곤죽이 된 늪 같은 땅을 발로 밟아서 뭉쳐

이것을 가방에 퍼담아 어깨에 메고 파이프라인에 쏟아부어 풀장과 같은 곳에 모여 침전된 후 희토류가 분리되는 과정을 들 수 있다.

 

문제는 채취된 점토에 함유된 희토류는 0.2%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 99.8%는 광미라고 부르는 폐기물이 된다는 점이다.

광미는 언덕이나 냇가에 그냥 버려지고 염산, 황산 등이 덜 제거된 광미는

시냇물로 흘러내려가고 지하수로 내려가 주변의 우물과 농사를 망쳐놓는다는 점이 그렇다.

​주변의 과수가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되고, 주민들은 피부 발진, 호흡기 질환, 골다공증, 각종 암 등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생산된 희토류는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 에너지에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다.

태양광 패널에는 인듐, 셀레늄, 텔루륨이 들어가는데 이들 희토류는 매년 금 생산량의 절반 수준이 생산되고 있다.

현재 물량은 커버가 된다고 하더라도 태양광 발전이 메인이 되면 현재 생산량으로는 부족해 추가 광산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는 풍력발전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10메가 와트의 발전용량을 내는 풍력발전기는 한기당 2톤 정도의 자석을 사용하고, 그 자석 안에는 160kg 정도의 디스프로슘이 들어간다.

전기자동차에도 대당 100g 정도의 디스프로슘이 사용되어 희토류 중 디스프로슘은 신재생에너지 쪽에 더 중요한 원소이다.

현재 디스프로슘은 1년에 천 톤 내외가 생산되는데, 바이든이 만들겠다는 수천 기의 풍력발전기를 만들기에는 공급이 부족한 상태이다.

 

탄소 중립을 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만들어지는 신재생 에너지들이

반대로 환경을 파괴하고 오염시키는 희토류를 소모시키게 되고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더 많은 희토류 채굴이 필요해지는 상황이 된 것이다.

1980년대까지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이었던 미국은 현재 전체 희토류의 9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하는 것을 걱정하는 미국은 희토류를 다시 만들어 보겠다고 미국 희토류 기업에 지원금을 주는 정책을 펼쳤지만

친환경의 민주당, 바이든 정부 하에서 환경오염의 벽을 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미국은 우주개발에 기대를 하고 있는 듯 보인다.

달 표면에는 캘 필요도 없이 함량 높은 희토류 덩어리가 깔려 있는 상태이다.

NASA는 달 표면의 희토류 채굴을 심도 있게 진행하고 있고, 공급라인을 만들어 보겠다고 하고 있다.

​ 2022년 9월 27일에 발사될 유인 달 탐사선 아르테미스의 주요 목적이 달에서의 희토류 채굴 가능성 점검인 것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새로운 자원전쟁의 시작

 이에 질세라 중국 역시 달에 무인 탐사선을 계속 보내며 달 표면에서 암석 표본 채취를 계속하고 있다.

달 탐사 경쟁은 결국 희토류 전쟁으로 번져나갈 듯하다.

한국에도 희토류 광산이 있기는 하다.

강원도 홍천 등에 한국이 50년간 쓸 수 있는 희토류 광산을 발견했지만

환경오염을 이유로 현재 매장량 확인만 해놓은 상태이다.

 

환경 보호를 위해 환경을 파괴하는 아이러니가 신재생 에너지와 희토류 관계로 나타나고 있다.

에너지 전쟁 다음은 희토류 전쟁으로 번져나갈 가능성을 크게 보이고 있다.

미국은 전 트럼프 정부 시절 그린란드 남부의 크바네피엘드(Kvanefjeld) 희토류 광화대에 중희토류를 미국이 확보 진행 중이 었으나

바이든 정부에서 확보에 성공할지 여부도 주목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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